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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칼럼/ 제조업의 역습-생산성 향상 시대, 지역고용의 새로운 과제
11:22

정수현 충북인적자원개발위원회 수석연구원

  충북 경제의 성장을 설명하는 가장 중요한 축은 제조업이다. 반도체와 전자부품, 이차전지, 바이오·의약품, 전기장비, 식품 등 제조업은 생산과 수출을 넘어 우리 충북 일자리를 지탱해 왔다. 제조업이 성장하면 협력기업이 늘어나고 투자와 소비가 확대되면서 지역경제 전체가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가 충북의 강점이었다. 이러한 성과는 고용지표에서도 볼 수 있는데, 국가데이터처 충청지방데이터청 지역고용동향에 따르면 2024년 충북의 연간 고용률은 65.9%, 실업률은 2.2%였다. 2025년에는 고용률이 67.2%로 1.3%포인트 상승했고, 경제활동참가율도 68.3%로 높아졌다. 반면 실업률은 1.7%로 0.5%포인트 하락했다. 노동시장에 참여하는 사람은 늘고 실업률은 낮아진 것이다. 충북의 노동시장이 양적으로 상당히 양호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그러나 얼마전까지 미국-이란전쟁, 우크라이나-러시아전쟁 등 글로벌 환경변화에 따라 우리 제조업은 원자재 가격의 급등과 글로벌 공급망 교란이라는 직격탄을 맞아, 생산 위축과 수익성 악화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또한 AI, 로봇, 자동화와 AX가 같은 기술발전이 확대될수록 동일한 생산량을 더 적은 인력으로 만들어내는 노동절약적 기술진보가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 나는 이와 같이 외부의 요인에 따라 지역 고용과 경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제조업의 역습’이라고 부르고 싶다. 제조업 자체가 문제가 된다는 의미가 아니다. 오히려 제조업을 토대로 성공한 지역일수록 기술 변화와 기업경쟁력 약화, 생산거점 이동이 발생했을 때, 그 충격이 지역경제 전체로 더 빠르게 확산될 수 있다는 경고다. 경영학 수업에서 들었던 사례로 미국 디트로이트는 한때 세계 자동차산업의 상징이었다. 1950년 인구는 184만 9천여 명에 달했지만 2020년에는 약 63만 9천 명으로 감소했다. 자동차산업의 자동화와 국제경쟁 심화, 산업위기가 장기간 중첩되면서 제조업 일자리 감소가 도시의 인구와 경제기반 약화로 이어졌다. OECD도 미국 자동차산업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미시간주가 2004~2009년 15만 2천 개 이상의 자동차 관련 일자리를 잃었다고 분석한다. 첨단산업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핀란드 살로는 노키아 휴대전화의 핵심 생산기지였다. 정점기에는 5천 명 이상을 고용했지만 경쟁력 약화와 생산기능 이전 속에 2012년 생산이 중단된 바 있다. OECD에 따르면 지역 실업률은 2008년 중반 6% 미만에서 2013년 초 14% 이상으로 상승했고, 더욱 충격적인 것은 지방정부 법인세 수입이 2010년 약 6천만 유로에서 2012년 900만 유로 미만으로 급감했다는 점이다. 한 기업의 경쟁력 상실이 일자리뿐 아니라 지방재정까지 모두가 연결되어 있다. 제조업 쇠퇴의 진짜 위험은 공장 한 곳의 폐업으로 끝나지 않는다. 원청기업의 생산 감소는 1·2·3차 협력업체의 수주 감소와 연쇄적인 고용조정으로 이어지고, 일자리가 줄어들면 청년과 숙련인력의 역외 유출이 빨라지고, 근로소득 감소는 음식점·소매업·주택시장 등 생활경제의 위축으로 연결된다. 기업의 매출과 이익 감소는 세수와 지역의 투자여력을 떨어뜨리고, 무엇보다 한번 사라진 숙련인력과 협력기업 네트워크는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쉽게 복원되지 않는‘지역적 이력효과(regional hysteresis)’가 발생할 수 있다.
지금 충북 제조업은 쇠퇴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매우 강하다. 그래서 지금 준비해야 한다. 가장 위험한 순간은 산업이 어려울 때가 아니라 잘되고 있기 때문에 미래의 위험을 보지 못할 수 있다. 좋은 시기에 위험을 찾아내고, 기업이 어려워지기 전에 대응하며, 일자리가 사라지기 전에 사람을 새로운 직무로 이동시키는 것. 이러한 촘촘한 산업·고용 관리체계를 갖춰야 한다.‘제조업의 역습’은 제조업을 두려워하자는 말이 아니다. 제조업의 성공에 안주하지 말자는 경고이며, 기업이 무너진 뒤 지원하고, 실업자가 발생한 뒤 교육하며, 인구가 떠난 뒤 지역소멸 대책을 세우는 사후처방 방식으로는 늦다. 기업이 어려워지기 전에 징후를 찾고, 일자리가 없어지기 전에 사람을 이동시키며, 산업이 쇠퇴하기 전에 새로운 산업과 기업을 준비하는 것. 그것이 제조업 강도(强道) 충북이 앞으로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경쟁력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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