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현 충북지역인적자원개발위원회 수석연구원
2026년 3월 현재 미국과 이란 간 무력충돌이 이어지면서 국제유가는 중동 전쟁 리스크가 커지며 급등했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재개 가능성에 따라 하루 사이에도 큰 폭으로 출렁이고 있다. 최근 중동발 충격으로 브렌트유 급등,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세계 원유·LNG 물동량의 불안정성이 높아짐에 따라 유가와 운임, 환율이 동시에 흔들리는 환경은 대기업보다 중소·중견 제조업 비중이 높은 지역경제에 더 크게 작용한다. 우리 기업들이 지금 느끼는 압박은 매출 부진만이 아니라, “앞으로 얼마가 더 오를지 모른다”는 불확실성 자체가 더 큰 불안감을 유발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충청북도는 제조업을 기반으로 한 산업구조로 볼 때 더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 첨단산업 성장 잠재력이 높은 산업을 중심으로 AI, 이차전지, 바이오헬스, 반도체 등 신산업 육성을 핵심 방향으로 제시하고 있고, 청주산단을 중심으로 반도체·이차전지 전후방 기업의 경쟁력 확보에도 힘쓰고 있지만 잠재력이 곧 안정성을 뜻하지는 않는다. 첨단산업일수록 원재료, 장비, 수출시장, 기술인력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즉 충북 기업은 성장산업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안전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전략적으로 대응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어제 충북대학교에서 개최되었던 ‘2026년 지·산·학·연 Quad-Helix 브릿지 포럼’에서 김완기 전 특허청장님의 말씀 중 “업무연속성계획(BCP : Business Continuity Plan)수립”에 대한 내용이 와 닿았다. 현재와 같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기업들은 업무연속성계획을 토대로, 대안을 설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코로나19에서 기업 현장의 셧다운, 글로벌 완성차 기업의 조업 중단과 이와 같은 공급사슬상의 문제점에 봉착할 경우, 이를 타개할 수 있는 Plan B, C 등을 설정하고, 대체 공급망이 상시 준비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먼저 다기능 인력 양성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우리는 분업이라는 매우 효율적인 운영을 통해서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활동을 지속해 왔다. 그러나, 분업을 통한 효율적 생산성 증가는 안정적인 상황하에서 가능할 뿐, 현재와 같은 급격한 외부환경변화에 대응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따라서, 기업 내외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기능을 할 수 있는 인력을 일정 부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로, AI와 디지털 활용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경험에 의존한 의사결정은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 특히 재고관리, 생산계획, 수요예측, 원가관리 등 기업의 거의 모든 영역에서 데이터 기반의 변화에 따른 변수들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빠르고 정확한 의사결정을 위해서는 AI 및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역량개발이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셋째로는 문제해결형 현장교육이 병행되어야 한다. 지금 기업에 필요한 것은 이론 중심의 집체교육보다 현장적용형 훈련이 병행되어야 한다. 이론적으로 알고 있는 지식을 통한 문제해결보다는 현장에서 실제로 적용 가능한 해결방안에 대한 사례와 실질적인 문제해결프로세스를 겪은 인재들이 많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결국 지금 충북 기업에게 필요한 것은 위기를 두려워하는 태도가 아니라, 위기 속에서도 작동할 수 있는 체질을 만드는 일이다. 국제정세의 불안, 에너지 가격 급등, 공급망 교란과 같은 외부 변수는 우리 힘만으로 통제할 수 없지만, 이에 대응할 수 있는 기업 내부의 역량은 지금부터라도 충분히 준비할 수 있다. 그 핵심은 사람이다. 설비와 자본, 기술도 중요하지만, 변화의 신호를 읽고 현장에서 판단하며 즉시 대안을 실행할 수 있는 인재가 없다면 어떤 계획도 현실에서 작동하기 어렵다. 따라서 앞으로의 직업교육은 단순한 기능 습득이나 취업 준비 차원을 넘어, 기업의 업무연속성과 회복탄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재설계되어야 한다. 다기능 인력 양성, AI·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 역량 강화, 현장 중심의 문제해결형 교육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적이다. 특히 충북과 같이 제조업과 첨단산업이 공존하는 지역에서는 직업교육이 곧 기업경쟁력의 기반이자 지역경제를 지키는 안전판이 되어야 한다. 이제 우리는 불확실성을 이유로 움츠러들 것이 아니라, 불확실성에 대응할 수 있는 준비된 인재와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 위기 이후를 기다리는 기업이 아니라, 위기 속에서도 기회를 만들어내는 기업으로 전환해야 한다. 그리고 그 출발점에는 언제나 사람을 키우는 직업교육이 있어야 한다. 지금 충북에 필요한 것은 바로 그런 미래 대응형 인재양성의 전환이다.